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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일보]고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이 지난 8일(현지시간) 서거했다.
고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재위 기간은 무려 70년으로, 영국 군주제 사상 가장 오랜 시간 군주로 군림했다. 그러나 과거 권력이 막강했던 절대왕정 시대와 달리 여왕은 대중 민주주의 시대에 군주 임기를 보냈다.
매스미디어가 날로 발달하면서 여왕을 비롯한 왕실은 그저 볼거리로 전락했다. 그리고 찰스 왕세자(현 찰스 3세 국왕)와 다이애너 비 이혼, 뒤이은 다이애너 비의 비극적 죽음 등 왕실발 스캔들이 불거져 나올 때마다 왕실은 대중의 조롱을 뒤집어 써야했다.
무엇보다 여왕 재임 시기 영국의 국제적 지위는 급전직하 했다. 국민들 사이에선 군주제 폐지 논의가 날로 힘을 얻었고, 왕실발 스캔들이 불거질 때 마다 군주제 폐지 논란은 고개를 들었다.
사실 군주제 폐지 논의는 새삼스럽지 않다. 신임 리즈 트러스 총리도 옥스퍼드 재학 시절 학생 집회에서 군주제 폐지를 공개적으로 밝혔으니까.
이토록 과거와는 위상이 완전히 달라진 군주제였지만, 고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은 개인적인 품위와 유머, 그리고 결연한 의지로 군주 역할을 수행했다.
날로 추락하는 영국의 국제적 지위와 거센 군주제 폐지 논의에도 여왕이 전세계의 존경을 받았던 건 바로 이런 이유다.
고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리더십은 현실 정치에 아주 중요한 시사점을 던진다. 반면 한국 정치는 지역, 중앙 막론하고 품위를 상실한지 오래다.
공직 후보자들이 직위를 이용해 잇속을 챙기는 건 이제 아주 흔한 일이 됐다. 문제는 이렇게 공직자로서 흠결이 드러났어도 물러날 줄 모른다는 점이다.
지역 정치 수준에서도 상식과 기본적인 양심을 의심하게 하는 일들이 잊을만하면 불거져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기 일쑤다.
이렇게 공직자로서, 혹은 선출직 정치인으로서 품위를 갖추지 못했다면 어떤 제도를 실시해도 무용지물이다.
고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은 19일 오전(현지시간) 세상과 작별을 고한다. 가는 곳 마다 품위를 잃지 않았던 여왕을 온 세상은 그리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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