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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일보]지난달 29일, 온 국민의 넋을 잃게 한 사건이 일어났다. 그것도 우리나라의 수도 서울의 한복판에서다.
2일 현재 무려 156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이태원 참사로 인해 온 나라가 비통에 빠졌다. 텔레비전 뉴스는 연일 이 사건과 관련한 특보로 채워졌고, 유족들을 비롯한 희생자 가족들의 눈에는 눈물이 마르지 않고 있다.
그런데 아직 상황수습이 제대로 끝나기도 전인 지금, 벌써부터 ‘누가 책임을 져야하나’, ‘나는 책임이 없다’ 등 국민들의 공분을 사는 말들이 정치권, 공직자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어 논란이다. 다행인지는 모르겠지만 윤석열 대통령과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윤희근 경찰청장, 오세훈 서울시장 등 이 문제에 대해 자유로울 수 없는 인물들이 공개적인 유감표명을 했으나 이마저도 논란거리를 계속 두고 있는 게 사실이다.
결론을 먼저 언급하자면 이는 어느 누구의 책임도 아니다. 이 사태를 지켜보는 우리 자신, 우리 모두의 책임인 것이다. 대한민국 국민의 시민의식 부재가 만든 ‘인재’다.
먼저 정부는 이 사건 초반부터 이른바 ‘밀친사람’이 누구인지 CCTV 등을 활용해 찾아 형사처벌을 하려는 모습부터 보였다. 그 사람을 수사를 통해 찾아낼 순 있다 하더라도, 정부 측이 초반에 언급했던 것처럼 주최 측이 명확하지 않은 행사에서 수 백 명의 사람을 한 사람이 밀쳤다고 처벌을 받는 것이 과연 타당한 처사일지도 의문이다.
‘압사’는 흔히 후진국형 사고라고 칭한다. ‘내가 불편하면 다른 사람도 불편할 것’이라는 생각보다 ‘나만 편하면 된다’라는 아니한 시민의식이 우리들 내면에 내제돼 있었기 때문에 우리 모두가 만든 ‘인재’가 발생한 것이다. 그래서 이태원역 1번 출구 앞에는 ‘지켜주지 못해 미안하다’라는 글귀가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안타깝지만 충남도내에서도 천안을 비롯한 몇몇 곳에서 희생자가 발생했다. 우리는 이제 늘 주변에 함께 했던 156명의 형, 누나, 친구, 동생들이 왜 우리 곁을 떠났는지, 그들의 가족과 이별하게 할 권리가 우리 각자에게 있는지, 국가는 제도적 장치를 동원해서라도 그들을 보호하고 가족에게 보냈어야 했지만 왜 하지 않았는지를 성찰해야 한다.
누구의 잘못도 아니다. 우리 모두의 잘못이다. 그래서 156명의 희생자들에게 우리는 “지켜주지 못해 미안하다”라는 말을 할 수밖에 없다.
반성하고 또 성찰해야 한다. OECD(경제협력개발기구)에 가입돼 있다고 해서, GDP(국내총생산)가 높다고 해서 선진국이 아니다. 이웃과 내가 함께 살아갈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가는 시민의식이 갖춰질 때 진정한 선진국이 되는 것이다. 안타깝지만 대한민국은 아직 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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